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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나의 삶은 후회로 물들었다

본 소설은 단편 자작 소설로 1시간 동안 만든 별거 아닌 단편 소설입니다.

나는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피폐해져 가는 나를 볼 때마다 흔들렸다. 나의 이름은 (볼드만 프릭스)이다. 나는 지금 죽어가고 있다...


- 17년 전 -

"프릭스... 드디어.."

"그래 누굴 닮았는지 참 이쁘구려 당신을 닮은 거 같아."

"볼드만 비렌시아! 그래 나의 사랑하는 딸아.. 아비는 너무 행복하단다."
프릭스는 방금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의 품속에서 태어난 아기이름을 지었다.

"난 꼭 아버지처럼 되지 않을 거야. 소중하게 널 키울 거란다."
프릭스는 아기를 바라보며 강한 다짐을 했다.


- 2년 전 -

"아빠는 왜 그러는 거야..?"
"왜 자꾸 창피하게 학교에 오는 건데!!"
"맨날 약속도 안 지키면서 왜 주변 이웃들에게는 그렇게 한 것처럼 착한 척하는 거야?"

"그런 게 아니야 딸아.. 나는 그저.."
"아빠가 많이 창피했구나.."
"이번에는 꼭 약속 지킬 수 있단다.. 아빠가 이번에 꼭 승진하고.."



- 1달 전 -

"여보.. 우리 이제는 안 되겠어요..."

"그게 무슨 소리야 이번에는 된다니까! 나만 믿어!"

"여보.. 딸을 생각해요.. 언제까지 이럴 거예요."

"정말 이번에는 꼭 딴다니까 그러네!"


- 현재 -

나의 아버지로서의 삶은 최악이었다. 나는 딸이 태어나던 날 했던 다짐을 지키지 못했고, 늘 곁에 있어주던 아내조차도 결국 버티지 못했다. 딸이 태어난 이후 더 많은 돈이 필요해 하루하루 악착같이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가정은 내가 모르는 사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수십 년간 일하던 회사에서 잘린 나는 세상이 무너진 듯 술로 하루를 버텼다. 딸은 이미 2년 전부터 아버지로서의 신뢰가 무너진 듯 나를 피하고 지냈다.

일자리를 찾던 도중 쉽게 돈 벌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하던 나는 유일하게 알던 지인의 소개로 불법적인 일을 하기 시작했고, 그마저도 얼마 하지 못해 반년 전 일을 그만두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 도박을 시작하게 되었고, 나는 잃은 돈이라도 찾고 싶다는 마음에 쉽사리 도박을 관두지 못하게 되었다.

나는 결국 넘어야 할 선을 넘어 가족까지 도박에 걸기 시작했고 나의 가족은 결국 무너져 내렸다.. 내가 꾸려갈 소중한 가족이 결국 나로 인해 무너진 것이다. 나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주변을 둘러보니 나는 벼락 끝에 서있는 상황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나는 내가 몇 년 전 해고당했던 회사의 옥상을 저녁시간 때에 올라가 술을 한 모금 들이마시고 신발을 벗었다. 저녁이라서 날이 추웠지만.. 내 마음보다 춥겠나. 그렇게 옥상 끝자락에 내 두발을 올리며 삶을 끝내고 싶었다.

그런데 어두워서 잘 보이지 못했지만 한 마리의 새가 내 옆에 앉는 것이 아니겠는가. 유심히 살펴봐도 어두워서 무슨 새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 녀석은 나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지켜봐 준 유일한 존재가 되었다.

나는 그렇게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 새에게 고맙다 말하며 발을 허공에 옮겼다. 그 느낌은 설명하기 참 어렵더라. 나는 곧 세상에서 사라질 사람이라는 것이다.

"잘 있거라 세상이여"
세상은 참 빌어먹게도 아름답게 보였다 겉모습만. 밤의 야경이 나의 비참함을 더욱 부각했다. 나는 그렇게 옥상에서 떨어졌고 그 순간 나의 가족에게 했던 모진 말들과 행동들이 떠올랐다. 그렇게 나의 주마등은 마지막 순간 나의 후회스러운 눈물과 함께 사라졌다.

나는 눈을 감았다. 내 삶은 정말 쓰레기 같았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
"정말 후회되는 삶을 살았어?"
누군가가 내 머릿속에서 속삭이는 듯이 말을 했다.

"사실 잘 모르겠다.."
나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썩 좋은 아버지는 아닌 거 같다.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더 배우고 와"
누군가의 말과 함께 나는 마치 마약을 먹은 듯이 정신이 혼란스러워졌고 영화 속 웜홀을 넘어가는 것처럼 나라는 무언가가 어딘가로 빨려 들어갔다. 그 순간 나는 누군가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그는 까마귀였다. 세상에 까마귀라니?.. 그럼 신 같은 존재가 까마귀의 모습으로 나한테 온건가? 나는 도통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이해를 하기도 전에 세상은 어딘가로 빨려 들어갔다.


눈을 떠보니 나는 딸이 태어나던 그 시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프릭스... 드디어.."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절대로 이해하기 싫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나는 진짜 죽은 게 아닌 것인가? 떡 하니 현실세계에 서 있었다. 하지만 죽었을 때의 기억도 모두 온전했다. 그 수상한 까마귀는 마법을 부린 듯 나의 삶을 다시 시작하게 만들었다.

"그래.. 신이든 뭐든 그건 상관없어 후회 없는 삶이라.."

"여보? 괜찮아요? 우리 아기 좀 봐봐요~!"
프릭스의 아내는 사랑스러운 딸을 보여주며 흐뭇해하고 있었다.

내 삶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나 볼드만 프릭스 나의 길에 후회란 길은 없다.

아니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