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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북극성 아래에서 - 3 (진짜 어른 가짜 어른)

 

 

그의 아버지는 할아버지께서 어떻게 힘든 시간들을 이겨내셨는지
또 어떻게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지 가르쳐 주셨다. 

"너의 할아버지는 지금 너에게 가르치던걸 똑같이 나에게 가르쳐 주셨어."

"그리고.."


 

- 현재 다음날 아침 -

 

"부엉이 부엉이!! 일어나~!"

누군가의 목소리에 그는 깨고 말았다.

 

"나 궁금한 거 있어 물어봐도 돼?"

그는 천천히 눈을 뜨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어? 어.. 그럼 물어봐도 돼."

그의 시선엔 자신이 아끼는 여동생 (아르엔)이 있었다. 뭐가 그렇게 궁금한 것일까? 아르엔은 초롱초롱한 녹색 눈동자의 오빠의 눈을 담아내고 있었다. 그 누가 온다 해도 그녀의 앞에선 질문에 답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르엔은 어렸을 때부터 오빠인 그를 부엉이라고 불렀다. 아직까지도 부엉이라는 별명을 얻은 본인인 그는 왜 여동생이 그렇게 부르는지 모르지만 그는 익숙해진 거 같다.

 

"어제도 거기 갔다 왔어?"

아르엔은 다 아는 눈치로 물어봤다.

 

"응. 어제도 갔다 왔어"

부엉이는 아르엔을 바라보며 미소를 건네줬다. 사실 아르엔은 매일 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그것에 익숙해진 부엉이는 오늘도 같은 대답을 했다.

 

"부엉이 나도 얼른 어른이 되고 싶어!"

 

"어른?"

 

"응! 어른이 되어서 얼른 부엉이랑 같이 거기 가보고 싶어!"

아르엔은 부엉이가 매일 밤 밤하늘을 보러 6년 전 아버지와 처음 갔던 그 숲을 꼭 가보고 싶어 하는 거 같다.

 

"아르엔 다음에 꼭 데려다줄게."

 

"싫어! 다음 말고 오늘 데려다줘! 나도 어른될래! 그러면 되는 거 아니야?"

 

"안돼 너 아직 어리잖아."

부엉이는 못 말린다는 듯 아르엔의 관심을 돌릴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어른이 도대체 뭐야? 나 전에 본 적 있어 엄마랑 같이 걸어가는데 어떤 아저씨가 우리 엄마 보고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봤어 그리고 어떤 할아버지는 식당에서 맛이 없다고 주인아줌마한테 소리치는 것도 들었어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나쁘게 말하고 다녔어 그게 어른이야? 그럼 나도 따라 해 볼래"

 

아르엔의 말에 부엉이는 온몸이 굳어버렸다. 사랑스러운 여동생의 단순히 호기심 어린 질문이었겠지만 그 속의 뜻은 부엉이의 시선을 바꾸게 만들었다. 충격을 받은 듯 잠시 동안 말을 하지 못한 부엉이였다.

 

"그런 건 따라 하는 거 아니야 따라 하지 마 아르엔."

부엉이는 잠시 동안 생각한 거라곤 이런 말뿐인 자신이 한심해 보였다.

 

"왜? 내가 본 어른은 그랬어 그게 진짜 어른 아니야? 나도 따라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부엉이는 아침 햇빛이 비치는 창가를 바라보았다.


-다음화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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