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설

북극성 아래에서 - 4 (진짜 어른 가짜 어른 2)

 

 

"어른이 도대체 뭐야? 나 전에 본 적 있어 엄마랑 같이 걸어가는 데 어떤 아저씨가 우리 엄마 보고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봤어 그리고 어떤 할아버지는 식당에서 맛이 없다고 주인아줌마한테 소리치는 것도 들었어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나쁘게 말하고 다녔어 그게 어른이야? 그럼 나도 따라 해 볼래"

부엉이와 같이 숲을 가보고 싶어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 녹색 눈의 아르엔..

어른이란 무엇인지 창가를 바라보며 생각하는 부엉이

 

 

"네가 봤던 사람들이 어른답지 못했을 뿐이야."

부엉이는 아르엔이 그런 사람들을 따라 할까 봐 걱정됐다.

 

"어른답지 못하다고? 그 사람들은 어른이잖아 아니야?"

아르엔은 이해를 못 한 듯 고개를 기울였다. 순수한 아이의 호기심은 갈수록 강해졌다. 아르엔의 질문과 함께 부엉이의 방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그 존재는 바로 그들의 어머니였고 아침식사를 준비했다고 그들을 부른 것이다.

 

결국 아르엔의 호기심은 잠시 미뤄진 듯 보였다. 그들은 어머니와 함께 아침식사를 하였고, 어머니가 차려주신 빵과 따뜻한 수프를 먹었다. 사실 먹는 와중에도 아르엔은 계속 부엉이를 빤히 쳐다보며 언제 답해줄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은 마치 어미를 기다리는 고양이처럼 한 곳만 바라보고 있었고, 그 모습을 애써 무시하는 부엉이는 실수로 깨트려버린 꽃병을 모른 채 하는 강아지와 같은 모습이었다.

 

"부엉이도 어른이야?"

마침내 정적을 깨고 다시 한번 아르엔이 물어봤다. 부엉이는 나이가 이미 어른이 된 지 오래인데 왜냐하면 과거 아버지와 처음 밤하늘을 보러 갈 때 그날 부엉이는 어른이 되던 해였기 때문이다. 부엉이의 6년 전 과거 회상이 그때였다.

 

"아니 아직."

 

"왜? 엄마가 부엉이는 이미 어른이라고 했어."

아르엔은 부엉이의 말을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었다.

 

"나도 어른답지 못한 거 같거든."

 

"그렇구나 부엉이는 어른이 아니구나."

 

아침을 다 먹은 부엉이는 오늘도 돈을 벌기 위해 밖을 나갈 준비를 했다. 아르엔은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았고, 덕분에 부엉이는 수월하게 나갈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준비를 마친 부엉이는 어머니와 아르엔에게 나갔다 오겠다고 전한 뒤 문 밖을 나서려는 순간 아르엔이 부엉이에게 말했다.

 

"부엉이! 얼른 어른이 되어서 가르쳐줘."

 

"그래 얼른 어른이 될게"

부엉이는 실제로 어른이 된 지 오래지만 아르엔과 대화하면서 자신은 아직 어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사랑하는 여동생에게 더 자세히 진짜 어른이란 것을 설명하기 위해 이렇게 말한 것이었다. 그 역시 아직 어른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었다. 

 

부엉이는 그렇게 문밖을 나섰다. 오늘은 따스한 햇살이 부엉이를 기분 좋게 맞이하고 있었다. 그는 흙길을 걸어가며 돈을 벌기 위해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의 일은 도서관에 가서 도서관 청소를 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부엉이의 집은 번화가와 많이 떨어진 곳이라 걸어가는 데 있어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아침 일찍 일어나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도서관을 가는 도중 고양이를 길에서 마주쳤다. 검푸른 털의 황금 같은 눈을 가진 그 고양이는 무척 신비로운 느낌의 고양이였다. 그 고양이는 부엉이를 보고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고양이는 부엉이의 다리를 몸으로 비비며 주변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부엉이는 고양이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 따뜻한 손길이 그리웠는지 고양이는 있는 그대로 그의 손길을 받으며 온순하게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그는 행여나 도서관에 늦게 도착 할까 봐 자리에서 일어나야만 했다. 

 

"좀 있다 다시 올게"

부엉이는 그렇게 짧은 한마디를 남기고 검푸른 털의 황금 같은 눈을 가진 고양이를 뒤로 한채 다시금 가야 할 길을 걸어가는데 신기하게도 고양이는 알아들었던 걸까? 따라오지 않았다.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한 것인지 잠시 동안의 따스한 손길에 고양이는 많이 슬퍼 보였다. 

 

부엉이는 고양이를 보며 문득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네가 나보다 더 어른 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혼잣말을 하며 계속해서 도서관으로 향했다.


- 다음화의 계속 -

 

다음 화 보기

2022.05.19 - [소설] - 북극성 아래에서 - 5 (고양이의 울음소리)

 

이전 화 보기

2022.05.13 - [소설] - 북극성 아래에서 - 3 (진짜 어른 가짜 어른)

 

첫 화 보기

2022.05.04 - [소설] - 북극성 아래에서 - 1 (아버지의 가르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