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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북극성 아래에서 - 7 (거대한 나무 그리고 포르마)

 

 

검푸른 털의 황금 같은 눈을 가진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온 부엉이
뒤늦게 고양이의 밥을 구하러 집 밖을 나서다가


고양이가 물고 있던 생쥐를 보며
고양이는 자신 스스로 잘 해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부엉이
그렇게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고양이의 이름이 포르마인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아르엔은 다음날 아침까지도 얼굴이 빵빵한 상태로 투덜거렸다. 부엉이의 어머니는 아르엔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잘 때는 포르마를 아르엔과 같이 재우게 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포르마는 아르엔이 잠에 빠지자마자 살짝 열려있는 문틈 사이를 지나 부엉이의 방문 앞까지 다가왔다.

 

"야옹."

포르마는 행여나 아르엔이 깰까 봐 조용히 소리를 낸 거 같았다.

 

역시나 부엉이는 잠에 들지 않았었고, 사실 그는 오늘도 밤하늘을 보러 밖을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부엉이는 포르마의 울음소리를 듣게 되어 방문을 조심히 열었다. 방문을 열자 황금 같은 눈을 가진 포르마가 보였다. 포르마의 눈빛은 몹시 깊어 보였고 포르마가 정말 평범한 고양이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포르마는 조용히 부엉이의 눈을 응시하고 있었다. 부엉이는 잠시 동안 눈을 마주치며 왜 이러는지 생각하려 했다. 그러다 문득 들었던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것은 바로 포르마가 집에 들어오기 전 뒷마당으로 달려갔던 사건이었다. 사실 그때는 왜 그러는지 알지 못했지만 이제는 알 거 같았다.

 

"포르마 너도 밤하늘을 보고 싶구나?"

그렇다 포르마가 뒷마당에서 바라보고 있던 방향은 우연의 일치인 것인지 정확하게 부엉이가 밤하늘을 보러 가는 장소의 방향이었다.

 

"야옹."

포르마는 정말 고양이가 맞는 것 일까? 마치 하는 행동이 사람 같았다. 

 

그렇게 부엉이와 포르마는 조용히 어머니께 이야기를 드리고 집 밖을 나왔다. 포르마는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계속 같은 곳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부엉이는 묘한 감정을 느꼈다. 왜냐하면 6년 전 아버지와 밤하늘을 가 본 후로는 단 한 번도 누군가와 같이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부엉이의 발걸음이 멈출 때 즈음 고양이는 부엉이의 품속에서 튀어나와 땅바닥에 안착했다.

 

"넌 왜 여길 와 보고 싶었니?"

부엉이는 말은 통하지 않지만 담담하게 고양이에게 물어보았다. 

 

하지만 부엉이의 물음을 끝으로 포르마는 그저 조용히 거대한 나무를 바라보고 있었고, 부엉이는 조용히 밤하늘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안 알려줄 건가 보네."

부엉이는 살짝 아쉬운 듯 그렇게 혼잣말을 하며 다시 생각에 잠겼다.


- 6년 전 그날 밤 -

 

부엉이는 그때의 기억을 다시 회상하게 되었는데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가르침을 부엉이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저 거대한 나무는 할아버지의 쉼터란다. 나도 가끔씩 이곳에 와서 내 삶을 한탄했었지."

 

"아버지 저 나무가 엄청나게 거대한데도 저는 이런 곳이 있는지 전혀 몰랐어요."

 

"그럴 만도 하지. 사실은 이곳을 아는 사람은 너와 나 그리고 할아버지뿐이란다."

부엉이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야기를 하던 도중 말을 멈추고 거대한 나무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부엉이도 같이 아버지의 뒤를 따라 걸었다. 그러면서 보이는 주변의 풍경은 정말로 평화롭고 고요했다. 왜냐하면 깊은 숲 속 한가운데에 초원과 함께 거대한 나무가 있었고, 거대한 나무 주변은 녹색 초원이 드 넓게 펼쳐져 있어서 무척 넓었다. 이런 장소를 마을 사람과 어머니는 몰랐다는 게 의아할 정도로 말이다. 그렇게 거대한 나무 근처까지 걸어온 아버지와 아들이었다.

 

"삶이 힘들고 지칠 때 혼자서 끙끙 앓지 말고 이곳에 와서 나무와 밤하늘에게 네 이야기를 들려주거라."

 

"예? 그러면 도움이 되나요?"

 

"그렇고 말고 적어도 혼자서 속을 썩이는 것보다야 낫지. 세상엔 그렇지 못하고 혼자서 상처를 받고 마음이 지쳐 쓰러지는 사람들이 많단다."

 

"아버지도 그래서 이곳에 가끔씩 오셨다고 말씀하신 거군요?"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든 삶의 시련을 버틸 수가 있단다. 나는 말이다 아들아 세상이 좀 더 외롭지 않은 사람들로 넘쳐났으면 하는구나."

그의 아버지는 잠시 말을 멈추고 거대한 나무의 등을 기대어 앉았다.

 

"너도 여기 앉아서 한번 눈을 감아보거라."


- 다음화의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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